회심곡

늙으신네나 젊은네나, 늙으신네는 먼저가고 젊은 청춘 나중갈제,

공명천지도 하느님 아래 흘러가는 물이라도 선후 나중은 있겠구료.

수미산천 만장봉에 청산녹수가 나리는듯이

차례야 차례로만 흘러 시왕극락을 나립소사 나무아미로다.

인간세상에 나온 사람 빈손 빈몸으로 나와 물욕탐심 내지마오.

물욕탐심은 기불탐이요 백년탐물은 일조진이다.

삼일수임은 천재보요 만단천량을 모아다 놓고,

먹고가며 쓰고나 가소

못다먹고, 못다쓰고, 두손모아 배위에 얹고 시름없이 가는 인생,

한심하고도 가련하구료.

인간칠십은 고래희요, 팔십장년 구십춘광 장차 백세를 다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에,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사십을 못사는 인생,

한번아차 죽어지면 싹이나느냐 움이날까, 이내 일신망극하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고 설워마라,

동삼석달 죽었다가 명년삼월 봄이오면, 너는 다시 피련만은

우리 인생 한번가면, 어느 시절 다시오나,

세상만사 헤아리면 묘창해지일속이라 단불의 나비로다 뿌리없는 부평초라

하루살이 같은 우리 인생 천년살며 만년사오,

천만년을 못사는 인생, 몽중같은 살림살이, 태평하게 사옵소서.

 

 

                                                    회심곡 중에서

by 慈文 | 2008/06/29 10:26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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